AI 툴의 힘을 체감한 일주일
최근 일주일 동안 AI 개발 도구들과 함께 두 가지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하나는 오늘 참여한 입코딩 대회에서 코파일럿을 사용한 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주부터 Cursor와 함께 최대한 빠르게 완성한 월별 여행지 추천 웹서비스 ‘Picky Trip’ 개발입니다.
이 두 경험을 통해 AI 툴이 개발에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의 개발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파일럿과 함께한 입코딩 대회
오늘 참여한 입코딩 대회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후원하였고,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건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50명 규모로 저의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멘토-멘티 연결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처음에는 마이크만으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마우스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마우스 사용이 허용된 상태로 진행되었어요.
3시간의 치열한 도전
3시간이라는 제한 시간 안에 프론트엔드, 백엔드, 그리고 홍보 영상까지 만들어야 하는 미션이었습니다. 목표와 여러 방법들에 대해 아주 상세한 가이드가 주어졌지만, 시간은 정말 부족했어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깃허브 이슈를 통한 제출 시스템이었습니다. 제출하면 자동으로 테스트가 진행되고 결과가 나오는 방식이었는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테스트에서 막혀 제출을 하지 못했습니다. 총 참가자 중 단 3명만이 제출에 성공할 정도였어요.
테스트 시스템의 한계
제가 제출하지 못한 이유는 테스트 환경에서 백엔드 서버가 제대로 뜨지 않아서였습니다. 다른 참가자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는데, 이미지나 영상 링크에 대한 테스트가 제대로 통과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어요. 테스트 시스템 자체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좋았던 점
대회의 모든 진행이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유연한 진행으로 모든 진행은 큰 불만없이 진행되었고,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다시 참여해보고 싶어지는 대회였습니다. 대회 준비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코파일럿 사용 경험과 아쉬운 점
vsCode와 함께 사용한 코파일럿의 가장 큰 장점은 생각의 속도와 구현 속도의 간격을 줄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지침(rule)을 통해 코딩 스타일이나 규칙을 주입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꼭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복잡한 로직이나 일관성이 중요한 부분에서 제가 설정한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는 제안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했습니다.
불편함에서 시작된 Picky Trip
개발 동기: 여행 정보의 혼재
**Picky Trip**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기존 여행 정보 서비스들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여행지를 찾을 때 추천글과 영상은 넘쳐나지만 정리된 내용은 없고, 중복되는 내용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AI에게 여행지를 물어봤을 때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겪었어요:
- 이미 갔다온 곳을 또 추천하거나
- 너무 멀고 현실적이지 않은 곳을 제안하거나
- 할루시네이션으로 인한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어서 직접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밤낮없는 7일간의 개발 여정
Picky Trip은 7일이라는 제한 시간을 둔 것이 아니라, 그저 최대한 빨리 완성해내자는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극한의 개발 스케줄
- 퇴근 후 새벽 2시까지 개발
- 오전 7시에 일어나서 출근
- 출근 중에도 아이디어 정리와 설계 고민
처음에는 단순한 기능들로부터 시작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 살을 붙이다 보니 기능이 점점 다양해졌습니다.
최종 주요 기능들
- 월별 추천 (날씨 기반): 각 월별로 최적의 여행지 제안
- 상세 옵션을 통한 필터링: 예산, 인원, 우선순위, 여행 스타일별 맞춤 추천
- 종합 정보 제공: 항공료, 비행시간, 비자 정보, 현지 물가, 환율 정보
- 연계 여행지 추천: 같은 통화를 사용하는 인근에서 같이 갈 수 있는 다른 여행지 제안
- 실용적 기능: 스카이스캐너로 이어지는 항공편 예약, 링크 공유 기능
Claude 와의 협업 경험
Claude를 사용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전체 프로젝트의 컨텍스트를 유지하면서 일관된 개발을 도와주는 능력이었습니다. 파일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코딩 스타일을 유지하며, 심지어 잠재적 버그까지 미리 찾아서 수정 제안을 해주는 경험은 정말 혁신적이었어요. Gemini, chatGPT, Copilot 등 다양하게 사용해봤지만, 제일 정확도가 높다고 느낀 것은 Claude 였습니다.
(최근 출시한 Claude Code, Gemini CLI는 아직 사용해보지 못했습니다.)
현재 상황
현재 Picky Trip은 한국어, 한국 출발, 한국 원화 기준으로 테스트를 완료하였고 1차 배포를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목표는:
앞의로의 방향성
- 출발지, 국적, 기준 통화에 따른 데이터 정합성 확인 및 개선
- 다국어 지원: 영어, 일본어, 중국어, 에스파냐어 데이터 검증. 일부 미흡건들 존재
- 도시 데이터 확장: 현재보다 50개 이상의 도시 데이터 추가
AI 툴에 대한 솔직한 생각
유능하지만 관리가 필요한 직원
이번 경험들을 통해 AI 툴은 말 그대로 일을 잘하는 도구라고 느꼈습니다. 나보다 아는 것도 많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을 수 있지만, 가끔은 말을 안 듣는 직원과 같아서 관리감독이 필요한 도구입니다.
입코딩 대회에서 오프닝을 진행한 코파일럿 엔지니어 Klair Baek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업무 효율성을 많이 늘려줬지만, 항상 잘하지는 않기 때문에 최종 확인은 꼭 시니어 개발자와 확인 후에 소스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어요.
선택지를 늘려주는 조력자
AI 툴의 가장 큰 가치는 내가 결정을 내릴 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려주고, 내가 하는 일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결정은 온전히 내가 내려야 하고, 책임도 나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AI 툴과의 올바른 협업 방식은:
- 빠른 프로토타이핑을 위한 활용
- 아이디어 구현 속도 향상
- 반복적인 작업 자동화
- 하지만 최종 검토와 책임은 개발자의 몫
마무리: AI 시대 개발자의 자세
7일간의 집중적인 개발과 입코딩 대회 경험을 통해 AI 시대의 개발자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AI 툴을 두려워하거나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개발자로서의 핵심 역량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Picky Trip처럼 짧은 시간에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 안에 담긴 사용자를 위한 고민, 데이터의 품질, 그리고 지속적인 개선 의지는 여전히 개발자의 고유 영역입니다.
앞으로도 AI 툴과 함께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되,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개발자가 져야 한다는 원칙을 잊지 않겠습니다.
Picky Trip 체험해보기: https://yongspark.com/travel
입코딩 대회 정보: https://lipcoding.kr/